박근혜-최순실 정국에 부쳐

by Joongi Kim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사태를 보며 가장 사람들을 안타깝고 분노에 차게 만드는 것은 제도와 절차에 따라 정당한 방법으로 어떤 결과를 얻고자 했던 사람들의 노력을 모두 무시하는 비선 권력의 전횡이 아닌가 싶다. 부패와 권력 남용의 범위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고,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무언가 '왜 저런 의사결정을 하지?' 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거의 모든 일들–해경 해체, 개성공단 중단,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이 최씨 작품이라는 이야기들을 들으니 소름끼치도록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참으로 슬프다.

오늘 서울 시청광장과 광화문 등지에 최소 65만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한다고 한다. 경찰조차 인원 추산을 포기했을 정도라고. 내 주변에서도 간다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나는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으로 강남 쪽에 있는데, 평일 출퇴근길 이상으로 지하철에 사람이 많았다. 특히 등산복 같은 편한 복장에 삼삼오오 그룹지어 단체로 움직이는 어른들과 학생들이 꽤 눈에 띄었다. 지하철역 노선도 근처에서는 어느 지하철역에서 내려야 집회에 참가할 수 있는지 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집회참가자들과 경찰들 모두에게 별일 없이 안전하게 시위와 행진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