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인턴 지원기
- Posted at 2008/07/31 21:55
- Filed under 살아가기, 생각하기
2차 면접을 보고나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연락이 왔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도 다음 기회를 노리라는 것. 리크루터 말로는 나름대로 팀에서 굉장히 고민을 했다고 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 2차로 더 어려운 걸 물어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종합했을 때 약간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되었다고 한다.
뭐, 당연히 지원한 입장에서야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알고리즘 문제 풀이 쪽으로는 학교 수업 외엔 사실 별로 경험이 없었음에도 실제 면접에선 그래도 나름 만족스럽게 풀었기 때문이다. 구글 측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인해서 떨어뜨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쪽도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절대 구글이 얘기해준 것이 아니며 내 자신의 평가임)로는:
- 지금까지 주변에서 인턴을 했거나 하고 있는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이 경시대회 출전 경험이 꽤 있거나 상을 탄 경력이 있는, 알고리즘 문제해결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들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내가 약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안 좋은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내 개인적으로도 나는 어떤 단시간의 알고리즘 문제해결 쪽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에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학부 수업 성적을 봐도 프로젝트 과목들은 거의 A+을 받은 반면 그렇지 않은 과목들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다.1 - 면접 중 C++에 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문제는 아니었고), 내가 C++을 학교 수업이나 과제에서도, 또 개인적으로 참여했거나 혼자 진행한 프로젝트들에서도 한 번도 제대로 쓴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뽑으려고 했던 팀에서 C++을 주요 언어로 많이 사용한다면 조금 주저했을 가능성이 있다.2 (비록 C, Java 등 비슷한 류의 언어를 많이 다뤘기 때문에 금방 배울 수 있기는 하겠지만.)
- 첫 번째 면접 때, 어떤 한 문제에서 주어진 대상의 기본적인 정의를 하나 빼먹는 바람에 꽤나 삽질을 했고, 또 이것을 실제 코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포인터 연산을 헷갈렸던 곳이 하나 있는데, 이런 것도 굳이 따지자면 감점 요인이었을 듯.
어차피 면접이라는 게 떨어질 수도 있는 거고 붙을 수도 있는 거고, 구글에서 인턴을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므로 크게 상심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세계 1위의 IT 기업 중 하나인데 들어가는 게 만만할 리는 없겠지. 사실 내 주변에 인턴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KAIST라는 특수한 환경이기에 가능한 것이지, KAIST를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인턴 지원할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면접 진행과정에서 지원자를 잘 배려해주는 모습이나, 불합격 소식을 전하면서도 재도전하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하는 부분 등은 인상적이었다. 역시 세계적으로 인재를 중시하는 기업다운 모습이고 또 한편으론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말로만 듣던 구글같은 기업에서는 어떤 식으로 인재들을 뽑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고, 한편으로는 내가 컴퓨터과학 전공자로서 어떤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야 하는지 알게 해준 셈이다.
다시 지원할 지, 어차피 휴학 예정이었던 가을학기 동안 무엇을 할 지는 좀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쨌거나 결과가 나오니 후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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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2008/07/31 22:05 # M/D Reply Permalink
너무 신경 안 써도 되요. 예전에 병특하려고 모 회사에 지원했다가 보기 좋게 떨어졌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솔직했고 순진했다는... 그때 충격을 많이 먹고 회복하는 데 오래 걸렸는데, 지금 와서 보면 별 일도 아니예요.
"면접 중 C++에 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라는 생각도 맞을지 몰라요. 음... 이름은 못 밝히지만 끝내주는 실력자 분이 유명한 모 회사에 지원했다 떨어졌죠. 순전히 그 분이 가진 기술을 쓸 팀이 없어서 말이예요. 조금 어이없긴 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본인의 문제가 아니고 회사측의 문제니까.
어쨌거나 학부생이 이 정도로 프로젝트 경험을 쌓은 경우도 드문데 나라면 안 놓쳤다 싶군요.-
daybreaker 2008/07/31 22:12 # M/D Permalink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잘 하는 분야(?)로 승부해서 꼭 인정을 받아보겠다라는 의욕이 생기기도 하는군요.;; 아무리 구글이 문제해결기법이나 알고리즘을 중시한다고 해도 100% 그런 사람들만 필요한 건 아닐테니까요. (물론 저 개인적으로도 알고리즘 문제해결에는 관심이 상당히 많고 문제 푸는 것 자체는 재미를 느낍니다만 어쨌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실력은 아직 조금 부족하니까요.)
뭐 어쨌든 제가 활약할 수 있는 다른 회사나 팀들도 찾을 수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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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rnara 2008/07/31 23:32 # M/D Reply Permalink
좋은(맞죠?) 경험 하셨네요. 그런 경험하실 수 있었다는 거랑, 경험하셨다는 거만도 부럽습니다 :)
가을학기는 재충전을 위해 휴학하시나요? -
고감자 2008/08/01 00:18 # M/D Reply Permalink
아마 좋은 경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